늘어나는 50대 직원에 IT업계 속앓이

네카오, 삼성SDS, LG CNS 50대 증가세
스타트업 분위기에서 공무원 조직되나
‘2030’ 직원들 기득권 50대에 불만 쌓여

스타트업 등으로 시작해 20·30대 ‘젊은 피’가 주류였던 정보기술(IT) 대기업에서 50대 직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저출생·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할 50대 직원들의 존재가 상향식 조직 문화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IT 기업 내에서 어떻게 영향을 끼칠 지 주목하고 있다.

16일 각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IT 대기업의 50세 이상의 직원 수와 비중은 최근 수년 사이 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는 50대 이상 직원이 2021년 65명에서 지난해 126명, 카카오는 29명에서 63명으로 늘었다. 업력이 조금 더 긴 SI(시스템 통합) 업체들은 고령화 경향이 더 뚜렷하다. 삼성SDS는 2018년 1559명이었던 50대 이상 직원이 지난해 4033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LG CNS도 같은 기간 50대 이상 직원 비중이 14%(677명)에서 27%(1839명)로 뛰며 국내 주요 대기업 평균(22%)을 넘어섰다.

일부 젊은 개발자들에게는 50대 직원 증가가 달갑지 않다. 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데 소극적이라 이미 업계에서 대중화된 기술조차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0대 직원들이 상대적 고임금이기 때문에 이들로 인해 신입 채용 여력이 줄어들고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는 내부 지적도 있다. 여기에 연차가 차면 개발직군의 근무 강도를 이유로 관리직으로 빠지려는 경향도 내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SI 대기업에 재직하는 20대 직원 A씨는 “모바일 환경에서의 크로스플랫폼 대응을 위해 플러터와 리액트 네이티브 개발 방식을 사용하자고 했더니 50대 팀장이 검증이 안 된 기술이라는 말을 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보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면서 “목수가 새로 나온 레이저 커터는 안 쓰고 톱만 고집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개발자 B씨는 “50대가 될 때까지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은 개발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출산과 육아 여건이 괜찮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일부 경력직에게 매력적인 직장이 된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공무원 조직’과 같이 정체된 느낌을 주는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